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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다녀온 다음 날. 혼자서는 서울까지 운전할 수 없기에 아이 아빠가 회사에 연가를 내며 매번 가야하는 병원. 나 때문에 하루를 쉬어야 했다는 사실이 미안했고, 아이들이 생각나고, 나 역시 일을 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쉬어야 하는데 대출받아 병원비를 냈으니 갚아야 하고. 

    더 쉬어주어야 하는 몸을 이끌고 다시 일터로 향하고 몸이 아픈 생각도 못한채 바쁘게 평소처럼 일을 하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잠깐 이리 와보세요. 다른 곳에 쓰지말고 퇴근 길에 이걸로 몸에 좋은 고기라도 사 드세요."

    그러시며 손에 오만 원 한 장을 쥐여 주셨다.

    순간 눈물이, 그동안 수술 후 힘든 일을 시키시는 사장님을 원망했는데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돈의 가치는 금액에 있지만, 마음의 가치는 기억에 남는다."

    사라진 오만 원

    점심시간에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런데 분명 있어야 할 오만 원이 보이지 않았다.

    앞치마 주머니를 몇 번이고 확인했다. 주머니도 깊은데 어떻게 빠졌을까? 내가 일하며 다녀온 곳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오만 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순간 너무도 허탈했다.

    '내가 조금만 더 잘 챙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밀려왔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별일 아니라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돈은 분명 좋은 사람이 주웠을 거예요."

    이미 잃어버린 돈이라면 계속 붙잡고 속상해하기보다 나보다 간절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잃은 것                                                             오늘 얻은 것

    오만 원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
    잠깐의 아쉬움 동료의 위로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돈보다 오래 남는 마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잃어버린 것은 오만 원 한 장이었지만, 잃지 않은 것이 훨씬 많았다.

    나를 위해 기꺼이 연가를 내고 서울까지 운전해 준 아이 아빠가 있었다.

    몸을 걱정하며 선뜻 용돈을 건네주신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다.

    그리고 잃어버린 돈 때문에 속상해하는 내 마음을 다독여 준 동료의 말 한마디도 있었다.

    돈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마음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선물이었다.

    저녁노을과 검은 고양이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하늘을 천천히 덮어가고 있었다.

     

    "우와 하늘에 불이 타올라."

    그때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을 조용히 지나갔다.

    새까만 털 사이로 초록빛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였다.

    너무 신기해서 나도 모르게 고양이를 따라 걸었다.


    "야옹."

     

    그 소리에 뒤돌아보며 잠시 멈춰 섰다.

    계속 등을 보이던 고양이가 아주 잠깐 뒤를 돌아보는 순간.

    찰칵.

    그 짧은 순간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었다.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네로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네로

    귀여운 나의 친구는 검은고양이

     

    눈이 초록한 검은 고양이를 보며 바로 생각나는 이 노래 가사가 생각났다.

    오늘은 잃어버린 오만 원을 아쉬워하기보다,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오래 기억하기로 했다.

    5만원에 담긴 마음을 오래 간직하면 되기 때문이다.

     

    세 가지 질문

    Q. 잃어버린 돈이 계속 생각날 때는 어떻게 하나요?

    잃어버린 돈은 되돌릴 수 없지만, 그날 함께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은 오래 남습니다. 아쉬움보다 감사한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Q. 작은 친절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금액보다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배려는 힘든 하루를 위로해 주고, 시간이 지나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됩니다.

    Q. 왜 노을과 고양이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을까요?

    마음이 지쳐 있을수록 평소 지나쳤던 풍경도 큰 위로가 됩니다. 오늘의 노을과 검은 고양이는 잃어버린 돈 대신 '오늘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작은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